| [Radio Head] 라디오 헤드 |
라디오헤드(Radiohead)는 9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얼터너티브 밴드 중의 하나이다. 그들의 데뷔앨범 [Pablo Honey]는 신진밴드의 놀라운 잠재력을 보여주었고 여기 수록되었던 'Creep'은 너바나(Nirvana)의 'Smells Like Teen Spirit'처럼 전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첫 앨범의 엄청난 성공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이 반짝 가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소포모어 징크스에 걸려들 것으로 여겼으나 두번째 앨범인 [The Bends] 또한 영국에서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라디오헤드는 옥스퍼드에 재학중이던 다섯명의 학생이 모여 결성된 그룹이다. EMI/Capitol과 계약하여 그들의 첫 싱글인 [Creep]을 출시하는데 이 앨범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의 두번째 앨범 [Anyone Can Play Guitar]도 별 반응이 없자 영국 음악 주간지에서조차 그들을 무시하였다. 그러나 1993년 [Pablo Honey]가 리믹스되어 재출시되었고, 전세계의 이목이 라이오헤드에게 집중되었다. 라디오헤드는 미국 투어를 진행했고 가는 곳마다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그 결과 영국에서도 [Creep]이 재출시된다.
하지만 이런 성공적인 데뷔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인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두번째 앨범 [The Bends]는 음악적으로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호평에 비해 판매고가 높지 못하고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MTV에서 무시해버린 것이 아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꾸준한 노력과 투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Just'의 뮤직비디오 덕에 1996년 그들은 영국 차트 10위안에 진입하는 등 다시 한번 인기를 구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투어를 계속해 나가면서 세번째 앨범인 [OK Computer]를 1997년에 발표해 얼터너티브의 대표적 밴드 가운데 하나로 완전하게 자리잡았다.
82년 14세의 탐 요크(Thom Yorke, 보컬/기타), 집요한 권유로 콜린 그린우드(Colin Greenwood, 베이스)와 에드 오브라이언(Ed O’Brien, 기타)과 함께 뭉치다. 펑크 밴드 TNT 출신 탐과 콜린, 필 셀웨이(Phil Selway)를 드러머에 앉히고, 곧 콜린의 동생인 조니 그린우드(Jonny Greenwood, 기타)와 조우하다. 87년 옥스퍼드의 Jericho Tavern, 그렇게 ‘On A Friday’의 첫 데뷔는 이루어졌다.
라디오헤드의 초기는, 안쓰러울 만큼의 험난한 생활을 견뎌내야 했던 초라한 모습은 아니다. 솔직 하자면 언더 씬에서 주목을 받을 만큼의 여유도 있었다. 하지만 2000년 [Kid A]의 충격은 단순히 이들의 재능을 운운해가며 받아들이기엔, 분명 숨겨진 속내의 뭔가를 끄집어내고 싶게 할뿐이다. 혹 이들이 천재이거나 외계의 두뇌가 아니라면 말이다. 정신적 표현 사이키델리아, 육체의 반응 일렉트로닉, 그리고 이 둘의 조합체 라디오헤드! 아예 이들은 다섯 번째 앨범 [Amnesiac]에서도 외계성 짙은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파고 들어갈 때로 들어간 것이다. 과연 다음 그리고 또 그 다음, 라디오헤드 사운드는 어떤 식으로 펼쳐질 것인가. 만약 당시가 되면 우리는 또 그것에 익숙해질 것인가.
이들의 톤 좋은 데모는 시종일관 여기 저기 갖다 베낌의 흔적이었다. 하지만 약 6개월 뒤, 이 밴드는 지금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미리 선보이게 된다. 재능은 처음부터, 그것을 눈치 챌 수밖에 없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곧 이 천재 밴드는 점차 자리를 굳혀가며 활동영역을 넓히게 되고, 옥스퍼드의 잡지 ‘Curfew’의 표지에까지 등장하게 된다. 물론 Pixies나 All Mod Cons-Period Jam과 비슷한 사운드를 흘린다는 이유로, 시류에 크게 벗어남이 없는 밴드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결국 라디오헤드는 비상함과 평범함 사이에서 'Creep'을 만들어 낸다. 토킹 헤즈의 [True Stories] 앨범에서 ‘라디오헤드’를 가져온 On A Friday는 92년 ‘라디오헤드’를 달고, EMI와 함께 4트랙 짜리 EP [Drill]로 선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자국보다는 미국에서 훨씬 더 막강함을 자랑했다. 데뷔 앨범 [Pablo Honey]의 환영은 미국부터가 그 시작이었으며, 당시 밴드의 행로와 젊은이들의 냉랭한 가슴은 바로 'Creep'에 의해 뜨겁게 달구어질 수 있었다. 물론 그 열기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닌, 우울하고 어두운 현실과 스스로에 대한 자학, 그것에 대한 젊은이들의 동조와 찬사였다. 열혈 지지자들은 너도나도 스스로가 쓰레기임을 주장했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바랬는지도 모를 일이다.
95년 [The Bends]는 전작의 폐쇄적 자학성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 보였다. 이는 쓰레기화 되어버린 우리 모두에 대한 라디오헤드의 소심한 반발이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Creep'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그런 이들에게 또 한번의 애정을 표시했으며, 점차 그 사운드에 쉽게 안심하며 ‘익숙하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뒤통수 날리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밴드는 그 가능성을 아예 두 가지로 펼쳐 보여주었다. 물론 사람들은 의심 없이 [OK Computer]에서의 비상한 재능을 운운했으며, 최고의 위치에 이 앨범을 올려놓았다. 라디오헤드 사운드의 고전주의와 미래주의, 이 모두를 포섭하고있는 굉장한 앨범이었던 것이다. 결정타 [Kid A]는 어지러움과 동시에 놀라움을 전해준 앨범이었다. 물론 라디오헤드 중독자들은 그런 이들의 모습에 전에 없던 더욱 강렬한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고, 다시 한번 라디오헤드는 건재함을, 설명하기 힘든 양질의 진보를 보여주게 된다. 사이키델릭이 이제는 터져 그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탐의 보이스는 더욱 창백함을 강조하기 시작했으며, 멜로디는 불협화음의 선을 넘어 외계로 들어섰다. 충격과 어지러움, 그리고 황홀한 탄성의 또 다른 라디오헤드의 탄생을 시작이었던 것이다. 2001년 더 이상 놀랄 것도 없다. 이들은 다시 [Amnesiac]을 내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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